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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스타' 명예살인범…“여자는 집에서 전통이나 따라야”

'SNS 스타' 명예살인범…“여자는 집에서 전통이나 따라야”

지난해 1096명의 여성 친족에 의해 명예살인…누구를 위한 명예인가

파키스탄에서 SNS 인기 스타 여동생을 살해한 무함마드 와심은 “여자는 집에서 전통을 따르는 존재”라며 “내 동생인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AFPBBNews=뉴스1
파키스탄에서 SNS 인기 스타 여동생을 살해한 무함마드 와심은 “여자는 집에서 전통을 따르는 존재”라며 “내 동생인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AFPBBNews=뉴스1
콴딜 발로흐의 장례식./AFPBBNews=뉴스1
콴딜 발로흐의 장례식./AFPBBNews=뉴스1
파키스탄에서 친오빠가 SNS 인기 스타 여동생을 살해한 일이 발생했다. 살해범은 “동생이 가족의 명예를 더럽혀 살해했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콴딜 발로흐의 살해범이자 오빠 무함마드 와심은 "내가 한 일이 자랑스럽다"며 "여동생은 우리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는 집에 머물며 전통을 따르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범행을 시인한 와심은 "부모가 옥상에서 잠든 오후 10시45분쯤 자택 1층에 머물고 있는 여동생에게 알약을 먹여 잠들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소셜미디어 스타 콴딜 발로흐는 15일 펀자브 주 물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모로부터 친오빠인 와심이 발로흐를 죽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와심을 검거했다. 와심은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명예살인의 희생양이 된 발로흐의 별명은 ‘파키스탄의 킴 카다시안’이었다. SNS에 올린 모든 게시물이 화두가 되는 미국의 킴 카다시안처럼 발로흐가 SNS에 올린 글은 모두 화제를 모았다. 보수적인 파키스탄 사회에 정면 도전하는 도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그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79만 명에 이른다. 

발로흐는 4일 페이스북에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바꾸고자 올린 대담한 게시물과 영상 속 메시지를 이해해줬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이 크리켓 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 "여성으로서 정의를 위해 일어서자" 등 금기를 깨는 발언도 수시로 했다.

그러던 발로흐는 라마단 기간 중 유명 성직자와 찍은 셀카 때문에 한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이 사진이 공개된 이후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당국에 보호 요청을 했으나 묵살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죽음에 슬퍼하고 있는 발로흐의 어머니./AFPBBNews=뉴스1
딸의 죽음에 슬퍼하고 있는 발로흐의 어머니./AFPBBNews=뉴스1
이런 발로흐의 죽음은 파키스탄 명예살인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온라인 청원 '용감한 여성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Bold Women)에는 사람들이 서명으로 발로흐의 죽음에 항의하고 있다. 파키스탄 영자 신문 던(Dawn)은 “발로흐 사건이 명예살인 반대 운동을 점화시켰다”며 “그가 파키스탄 여성의 행동반경을 넓혔다”고 평가했다.

파키스탄에선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을 살해하는 관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1096명의 여성이 친족에 의해 명예살인 당했다. 

명예살인은 법적 처벌대상이지만 명예살인범은 희생자 가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으면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관습이 아직 남아있다. 범행 대부분이 가족에 의해 자행되는 탓에 묵인되는 경우가 잦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2월 명예살인 악습을 단절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관련법은 상정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진은혜 기자 |입력 : 2016.07.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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