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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살인사건은 ‘정당방위’이다 (2018.07.03)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살인사건은 ‘정당방위’이다.>

 

지난 7월1일은 가정폭력 처벌법(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시행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가정의 보호와 유지’ 관점의 가정폭력 처벌법 목적조항은 제정 이래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가정의 보호와 유지’를 위해 법이 작동하는 한 가정폭력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받을 수 없고 피해자는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법의 한계로 인해 가정폭력은 결국 ‘죽거나 죽이거나’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7월 2일 대법원 1부는, 37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집에 있는 돌로 남편의 머리를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에게 징역 4년을 확정했습니다. 이 여성은 "혼인기간 내내 칼에 찔리고 가스통으로 머리를 가격당해 혼절해서 응급실에 실려 갔던 적도 있는 등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생사를 넘나들어야 했습니다. 여성은 “사건 당일에도 여러 가지 폭력을 당했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방어하기 위해 남편을 살해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습니다. 또한 여성은 37년간의 가정폭력 피해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에 있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성 및 폭력의 지속・반복성 등을 고려했을 때 가정폭력 피해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일반 살인처럼 적용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폭력상황에서 가해자가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사법부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에서 단 한 번도 정당방위를 인정한 적이 없습니다. 남편을 ‘살해’하기까지 수많은 폭력에 시달렸을 삶의 과정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입니다. 폭력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정당방위를 했음에도 여성들의 목소리는 계속 외면된 채 남편을 살해한 ‘범죄자’로만 남고 있습니다.

현행 가정폭력 처벌법의 목적조항이 ‘가정보호와 유지’의 관점으로 남아있는 한 가정폭력 정당방위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가정폭력 정당방위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인권 보장’의 관점으로 가정폭력 처벌법의 목적조항 개정이 시급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이거나 위협적인 가정폭력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발생하는 정당방위 행위에 대해서 가정폭력피해자의 관점에서 정당방위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생존권과 인권이 존중되는 내용까지 포함하여 법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 관련기사: http://v.media.daum.net/v/20180702060026054?f=m&rcmd=rn
            https://v.kakao.com/v/2018070305420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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